우리는 지금 개인의 '신념'이 국가의 법질서를 정면으로 충돌하는 장면을 목도하고 있다. 정부의 수차례 경고와 실정법(여권법)상의 명백한 금지 조항을 무시한 채, '인도주의'라는 기치 아래 여행금지구역인 가자지구로 향한 한 활동가의 행동을 두고 우리 사회는 격렬한 논쟁에 휩싸였다.옹호론자들은 그녀의 동기가 숭고했다고 말한다. 억압받는 이들을 위한 연대와 평화의 메시지라는 명분 앞에서, 딱딱한 법 조항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은 것 아니냐고 항변한다. 그러나 이러한 감성적 호소에 동조하기 전, 우리는 이 '숭고한 착각'이 우리 사회의 근간을 어떻게 무너뜨리고 있는지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일탈 행위를 넘어, 법치주의의 원칙, 국가 안보의 기틀, 그리고 공동체의 상호 신뢰에 대한 심각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