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이스피싱 범죄자들이 사용하는 심박스(발신번호 변작 중계기)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최근 010번호로 리딩사기를 포함한 보이스피싱 범죄자들로부터 문자 메시지나 전화가 자주 옵니다. 해외에 있는 범죄자들이 어떻게 010번호로 우리에게 연락을 할까요? 바로 국내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하거나 삼성 휴대전화의 '다른 기기에서도 전화/문자하기' 기능 등을 이용한 것입니다. 오늘은 이처럼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구성과 역할

보이스피싱 조직은 주로 중국 등 해외에 기반을 두고 콜센터를 운영하며, 각 역할을 분담하여 체계적으로 범행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이들은 여러 역할을 통해 보이스피싱을 실행하며, 주요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 총책: 해외 사무실 임대, DB 관리, 대포통장 모집, 전화기 설치, 수익 분배 등 보이스피싱 범행 전반을 총괄합니다.
• 유인책: 해외 콜센터에서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하여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속이는 역할을 합니다.
• 대포통장 모집책: 대포통장 등을 모집하고 관리합니다.
• 현금수거책: 국내에서 피해자를 만나 피해금을 건네받아 무통장 입금하는 역할을 합니다.
• 인출·송금책: 피해금이 입금된 대포통장에서 돈을 인출하여 해외로 송금합니다.
• 중계소 관리책: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화번호 변작에 이용되는 중계기 및 휴대전화의 '다른 기기에서도 전화나 문자하기(CMC)' 기능 등을 운영·관리합니다.
• 휴대전화 개설책: 본인 명의로 일반 전화번호, 휴대전화 유심칩 등을 개통하여 타인의 통신용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 대포폰 모집·유통책: 광고글을 통해 모집한 개설책으로부터 대포폰, 전화번호 등 정보를 넘겨받고, 개통된 전화가 해지되지 않도록 관리합니다.

010번호로 연락오는 보이스피싱

최근에는 국제전화나 인터넷 전화로 직접 국내 피해자들에게 연락하는 경우, 피해자들이 국제전화 또는 인터넷 전화 발신 번호를 보고 보이스피싱임을 의심하여 범행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이에 따라 보이스피싱 조직은 국내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하거나 삼성 휴대전화의 '다른 기기에서도 전화/문자하기' 기능 등을 이용하여, 실제로는 외국에서 전화를 걸거나 문자를 보내면서도 마치 국내 이동통신을 이용한 것처럼 가장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국내에 발신번호 변작 중계기는 일명 심박스라고 하는데, 본래 사업장과 주요 영업 대상이 서로 다른 나라에 있을 때 사용하는 장비로, 주로 원활한 통신을 위해 활용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심박스가 다양한 범죄(주로 보이스피싱, 리딩사기)에 악용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심박스를 이용해 010이나 국내 지역번호로 발신번호를 변경하여 보이스피싱, 리딩사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공범

 '공유기 설치'라는 표현 대신 '인터넷 모니터링', '재택 알바' 등 그럴듯한 명목으로 속여서 국내에 아르바이트생들을 대상으로 변작 중계기(심박스)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변작 중계기를 집에 설치하면 의도치 않게 보이스피싱 공범이 되어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모르고 한 일이지만, 형법에 따라 처벌 기록이 생깁니다. 따라서 '재택 알바' 등으로 높은 보수를 제시하는 광고는 보이스피싱 사기와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절대로 속아서는 안 됩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미인증, 미신고 중계기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지만, 변작 중계기가 중고 스마트폰 몇 대만으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간단한 기기이기 때문에 단속이 쉽지는 않습니다. 스마트폰에는 기본적으로 다른 기기에서 문자와 전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중계기를 만드는 것은 매우 간단한 일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민들은 의심스러운 광고나 제안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의심스러운 활동을 발견하면 즉시 신고해야 합니다.